저무는 하늘 낮 달처럼
내게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가는
사랑하는 사람이여....
오월의 편지/도 종환
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.
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
한 달 두 달 처럼 긴데
당신으로 인해 비어있는 자리마다
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.
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
당신있는 그 곳에도 봄이 오면 꽃이 핍니까
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.
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
찔레가 피는 철이면
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.
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
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
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
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
예사롭지않습니다.
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
한 사람을 사랑하여
오래도록 서로 깊이
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.
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
꼭 가슴이 메입니다.
얼마나 많은 이들이
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
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
평생을 사는 지 아는 까닭에
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
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.
소리없이 흔들리는 붓꽃잎 처럼
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
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
또 하루를 보냅니다.
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
가슴 빈 자리로
바람이 가득가득 밀려옵니다.
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데 많던
당신의 마음도
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
가끔씩 이 땅을 다녀갑니까
저무는 하늘 낮 달처럼
내게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가는
사랑하는 사람이여.
↑해마다 집 정원에 피여나는 꽃: 아이 패드로 찍어 카카오스토리에 있는 사진:::)
'이미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생상의 "백조"/The Swan (0) | 2015.03.16 |
---|---|
록산느 탱고/Tango Roxanne/ 봄꽃 (0) | 2015.03.07 |
Moon River/가사해석 (0) | 2015.02.08 |
이 봄에 들어보는 노래/동심초의 의미 (0) | 2015.02.04 |
Follow your Heart (0) | 2015.01.29 |